건축가 안도 다다오
우연히 일본 예술가에 대한 다큐를 보게 됐는데, 내용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대한 것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재밌고 유익하게 봤던 기억이 난다. 내가 몰랐어서 그렇지 천재 건축가로 굉장히 유명한 인물이다. 이 사람이 진짜 대단한 것이 독학으로 건축공부를 했다는 점이다. 관심이 있다고 해서 건축을 독학할 수 있을까? 공부를 한다고 한들 실제로 건축을 해내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을 해낸 사람이 바로 안도 다다오다.
최근 EBS 위대한 수업이라는 프로그램에 안도 다다오가 등장한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의 석학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도대체 어떻게 이 사람을 섭외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분들이 출연한다. 그 중 한 명이 안도 다다오인데, 안도 다다오 편을 한 3번은 돌려본 것 같다. 이 영상을 보면서 이 사람이 건축과 삶,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존경스럽고 위대하다고 느꼈다.
안도 다다오는 어릴적 프로 권투 선수였다.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집이 여유있는 편도 아니어서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꽤 실력이 괜찮았는지 세계 대회에 나가게 됐는데, 그 때 처음으로 '외국'을 나가보면서 세상이 넓다는 것을 깨닫고 '세계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큰 도시부터 자연까지 누비면서 이 지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하는데, 그것이 바로 건축이었다.
남들이 건축학과에 들어가서 4-5년을 배우는 것을 도서관에서 1년 동안 독학했다는 것은 유명하다. 그런데도 학력이 없어 채용이 안되자, 직접 건축 사무소를 차리고 지인의 집을 건축하면서 건축일을 시작했다.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 '희망의 끝'을 놓치않고 달려온 대단한 사람이다. 난 이사람의 유쾌함을 존경한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
한국에서 처음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만나봤던 것이 바로 뮤지엄 산에 갔을 때였다. 지금은 한 드라바의 배경으로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이 전에는 뮤지엄 산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나에게 박노해 작가의 전시를 소개해줬던 언니가 이 뮤지엄 산도 소개를 해줘서 방문할 수 있었다. 뮤지엄 산도 부지가 굉장히 넓다. 미술관은 원주에 위치해 있는데, 뮤지엄 산이 있는 장소 자체가 리조트 골프장이다. 그래서 입구로 들어가면 골프장에 사람들이 골프 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좀 특이하긴 하지만 암튼, 그 골프장을 지나 미술관이 나온다.
미술관에 티켓을 끊고 들어가면 처음으로 아트샵이 나온다. 아트샵에는 다양한 작품들과 소품, 그리고 뮤지엄 산의 굿즈들이 있다. 근데 가격도 비싸고 갖고 싶을 만큼 예쁜 제품이 없어서 약 3번 정도 방문하면서 한 번도 굿즈를 사진 않았던 것 같다. 아트샵을 지나면 넓은 공원이 나오는데 그 공원길을 따라 쭉 걸어가야 미술관이 나온다.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공원 마지막 즈음에 문이 있는데 그곳을 들어가면 빨간색 조형물이 있다. 아마 뮤지엄 산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사진이 아마 이 공간일 것 같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은 사람이 지은 건축물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건축물 안팎에서 느낄 수 있는 물과 빛의 조화가 굉장히 아름답다. 뮤지엄 산도 전시장 앞에 얕은 정원이 있는데 청소를 자주해 물이 굉장히 깨끗하고 안에 조약돌마저도 몇 개 가져오고 싶을 만큼 예쁘다. 그 위로 빨간색 대형 조형물이 정원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데도 이질감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마치 원래 있던 자리에 있는 것같다.
그 정원을 지나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한글, 종이 등을 전시하는 공간이 있고 미술관에는 다양한 현대 작품과 백남준 작품, 의자 등의 작품이 있다. 이 건물 밖으로 나가면 '명상관'과 '제임스 터렐'관이 있다. 아직 명상관은 가보지 못했지만 제임스 터렐관은 추가비용이 들더라도 꼭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제임스 터렐은 빛으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인데, 그의 작품과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의 조합이라니... 꼭- 가보길 추천한다.
사실 전시가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뮤지엄 산이라는 공간 자체가 워낙에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솔직히 작품도 작품이지만 공간 곳곳에 들어오는 빛과, 구조에 자꾸만 눈이 가는 게 사실이다. 미술관 입구 쪽에는 카페가 하나 있다. 그 카페를 나가면 층층으로 된 물이 흐르는 공간이 있다. 그곳에 하늘과 나무가 비쳐서 날씨가 좋은 날에 가면 굉장히 아름답다.
뮤지엄 산은 서울에서도 멀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되면 꼭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천천히 건축물을 둘러보며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위해 안도 타다오가 설치해놓은 장치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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